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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는…’ 장기용 “돌아갈 수 있다면? 고두심 선생님과의 연기 그리고 행복했던 학창시절로”[스경X인터뷰]

by 이리와 안아줘 2024. 6. 20.



JTBC 드라마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에 복귀주 역으로 출연한 배우 장기용. 사진 YG엔터테인먼트


배우 장기용은 자타공인 부지런함으로 유명하다. 모델 활동을 하며 패션쇼 무대를 오르내리던 때를 비롯해, 2014년 ‘괜찮아, 사랑이야’로 배우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때도 주인공의 비중이었지만 매년 한두 작품씩은 꼭 해냈다.

심지어는 군 입대를 앞두고도 시간을 쪼개 2021년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를 찍어놓고 ‘군백기’를 가졌다. 덕분에 제작발표회에는 있던 그의 모습을 드라마가 시작한 이후에는 볼 수 없었다. 2023년 전역을 하고 또다시 바쁘게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을 찾았다.

그는 ‘복귀주’ 역할로 ‘복귀’했다. 부지런한 그의 심성은 도전을 빼놓으면 또 허전하다. 과거 행복했던 시절로 줄곧 돌아가는 초능력자인 복귀주를 위해 장기용은 액션과 CG(컴퓨터그래픽) 연기 그리고 난생처음 아빠로서 부성애 연기에도 도전했다.



JTBC 드라마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에 복귀주 역으로 출연한 배우 장기용. 사진 YG엔터테인먼트

“20대를 돌이켜보면, 나름 치열하게 살았던 것 같아요. 그 시간이 있어서 복귀주 역을 해보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군 복무를 하면서 저를 돌아보는 시간을 많이 가졌고, 마음의 여유와 평화, 안정이 생겼어요. 그러니까 다른 부분이 보이기 시작하더라고요. 정리하자면 20대 치열한 인간 장기용이 있었기에 복귀주 역할도 할 수 있었습니다.”

초능력자 가족의 일원으로 소방관이었던 그는 인생 가장 행복했던 시간, 자신의 탓으로 구하지 못한 것만 같은 누군가의 삶을 위해 타임슬립을 거듭하다 우울증에 걸리고 만다. 그 과거로의 여행 중 유일하게 자신이 구할 수 있는 도다해(천우희)의 존재를 알게 되고, 결국 자신도 나중에 죽을지 모를 상황에서 결국 타인에 대한 구원에 스스로를 던진다.

“초능력이 있지만, 현대인의 정신적인 질병 때문에 이를 쓰지 못하잖아요. 이런 부분이 신기했어요. 배우로서도 이를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궁금했고요. 한 아이의 아빠라는 점도 끌렸습니다. 무엇보다 고두심 선생님이나 천우희 누나, 수현 누나, (박)소이 등 배우들과의 호흡도 기대했어요.”



JTBC 드라마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에 복귀주 역으로 출연한 배우 장기용. 사진 JTBC




그는 초능력자 드라마라서 당연히 따라가는 ‘어떤 능력을 갖고 싶냐’는 질문에는 “현재에 충실하고 싶다”며 에둘러 갖고 싶은 능력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복귀주의 능력대로 돌아가고 싶은 때가 있냐는 질문에는 단연 고두심과의 호흡 당시를 떠올렸다. 군 복무 중 잠시 잊은 지도 몰랐던, 스스로의 배우로서 느끼는 자아. 이를 느낄 수 있었다.

“(고)두심 선생님과 한 카메라 앞에 있을 때의 느낌을 잊지 못해요. 제가 준비한 것 이상으로 하시면서 저를 살펴주시는 모습에 ‘괜히 선생님이 아니구나’ 생각했어요. 지금까지도 열심히 연기하시는 모습을 보며 자극도 됐고, 저도 나이가 들면 저렇게 해야겠구나 싶었고요. 선생님과 연기할 때의 떨림, 그 촬영장의 공기로 복귀주의 능력이 있다면 돌아가고 싶습니다.”

그가 능력이 있다면 돌아가고 싶은 때는 또 있다. 바로 울산에서 보내던 학창시절이다. 일상에서 오는 소소한 행복이 편안함을 주던 시절이었다. 때 묻지 않고 순수하던 시절, 울산에서 축구하고 농구하고 친구들과 어깨를 걸며 게임을 하던 시간을 문뜩문뜩 떠올린다. 20대 울산 소년은 서울로 와 모델생활의 파도에 자신을 실었고, 그 당시 청춘을 함께 바쳤던 주우재, 변우석, 남주혁 등의 이름은 모두 자랑스러운 단어가 됐다.




JTBC 드라마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에 복귀주 역으로 출연한 배우 장기용. 사진 JTBC

“모델이 너무 하고 싶어서 서울로 왔고, 재밌고 즐거웠어요. 멋진 옷을 입고 촬영하고 음악을 타며 워킹하는 게 재미있었죠. 그러다 뮤직비디오 연기를 하게 됐고 연기에 욕심을 내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힘든 시절을 함께 했던 (주)우재 형이나 (변)우석이 형 등 배우 동료들이 모두 잘 되고 있어 너무 기분이 좋아요. 형들이 잘하고 있으면 저도 좋은 에너지를 받는 것 같아요.”

그는 차기작으로 차승원, 노정의, 김대명 등이 대본을 받고 검토 중인 작품 ‘돼지우리’를 포함한 다음 작품을 준비 중이다. 아직 그럴듯한 사극 연기도 경험이 없어 호기심을 내고 있다. 흔히 군에 다녀온 남자의 삶을, 인생의 2막으로 표현한다. 그런 의미에서 장기용의 복귀는 그의 진정한 배우인생 ‘2막’ 그 시작점이다.


JTBC 드라마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에 복귀주 역으로 출연한 배우 장기용. 사진 YG엔터테인먼트


“앞으로도 좀 못해본 것이 많은, 가능성을 지닌 배우라고 생각해주시면 좋겠어요. 노력도 많이 할 거고요. 기대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군에 다녀와서 복귀작으로 생각할 수 있는 작품으로는 의외라는 분들도 많으셨지만, 가능성을 드리고 싶었어요. ‘장기용이 이런 것도 할 수 있다고?’라는 말을 다음 작품에도 들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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