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장기용 “20대 어영부영 살았다면 ‘복귀주’ 만나지 못했을 것”
입력2024.06.14. 오전 11:08
기사원문우울증 걸린 히어로 ‘복귀주’ 역
“이런 역할도 할 수 있구나, 가능성 보여주고 싶었다”
“천우희와 시너지 폭발, 최선 다 해줘 진심으로 감사”
“이런 역할도 할 수 있구나, 가능성 보여주고 싶었다”
“천우희와 시너지 폭발, 최선 다 해줘 진심으로 감사”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초능력 가진 복귀주 역을 연기한 장기용. 사진 ㅣYG 엔터테인먼트“보통 작품을 하면 지인들이 ‘잘 봤어’ 하는데, 이번 드라마는 ‘잘 어울려’라고 말해줬어요. 한 신(scene) 한 신 볼 때마다 스태프와 배우들이 땀 흘리면서 한 게 다 느껴지더라고요. 만약 20대를 제가 어영부영 살았다면 지금의 ‘복귀주’를 만나지 못했을 거라 생각해요. 20대를 치열하게 살았고 그런 시간들이 있었기에 현재의 제가 있고 ‘히어로’를 맡을 수 있던 것 같습니다.”
최근 종영한 JTBC 토일 드라마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은 배우 장기용(32)에게 전역 후 첫 작품이었다. 초능력을 잃어버린 초능력자 가족이라는 참신한 소재와 배우 천우희와 장기용의 케미, 서로를 구원하는 흥미로운 전개로 국내외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2021년 송혜교와 호흡을 맞춘 SBS 드라마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를 마치고 곧바로 입대했던 장기용은 전역 후 복귀작으로 ‘장기용 스타일’이 아닌, 파격 변신에 가까운 ‘복귀주’를 선택했다.
천우희와 쌍방 구원 로맨스를 펼친 장기용. 사진 ㅣYG 엔터테인먼트알코올 의존증이 있는 우울증 환자이자 사춘기 딸 아빠인 ‘복귀주’를 연기한 장기용은 13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안해 본 연기라서 부담이 되기도 했지만, 이런 캐릭터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파격적인 비주얼과 음울한 분위기로 변신한 장기용은 다소 낯설었다. 검은 후드티를 뒤집어쓰고 술에 찌든 모습이거나 누군가를 간절히 구하고 싶었지만 그렇지 못했던 ‘그 시간’에 갇혀 헤어나오지 못하는 초점 잃은 눈빛이기도 했다.
우울증을 품은 캐릭터, 연기하기 쉽지 않았을 텐데 “이 안에서 내가 표현할 수 있는 다양한 모습들이 보였다”고 돌아봤다.
“어머니가 ‘우울증’이란 단어를 듣고 걱정을 정말 많이 하셨어요. ‘복귀주’라는 캐릭터를 접근했을 때 우울증이지만 이 안에서 제가 표현할 수 있는 가능성들이 보였어요. 기존에 안 해봤던 연기 스타일이고 제 안에서 하나씩 꺼내는 것에 집중하려고 했던 것 같고요. 머리도 그렇게까지 기를 생각은 없었는데 촬영장 분위기에 흡수되고 캐릭터의 감정이 점점 더 들어오니까 조금 더 길러봐도 괜찮겠다 싶었어요. 어떻게 하면 ‘복귀주스럽게’ 보일까 노력했던 것 같아요.”
이번 드라마를 통해 첫 아빠 역에 도전하기도 했다. 장기용은 “생각보다 빨리 누군가의 아빠가 됐다”고 웃으며 잠시 부성애를 느끼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박)소이랑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연기했고 특히 마지막 신을 함께 했어요. 마지막 신이라서 그런지 소이 눈을 보니 내가 정말 아빠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정말 딸로 보였었죠. 미리 간접 체험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피폐하고 버석한 우울증 환자로, 거침없는 로맨티시스트로, 서툰 젊은 아빠로 존재감을 보여준 장기용은 “전역 후 12kg가 빠졌다”고 했다.
“오랜만에 TV에 나오니까 예쁘게 나오고 싶다는 생각도 있고, 캐릭터에 맞추다 보니 (살이)빠진 것도 있다”며 “머리카락도 자라나다 보니 점점 복귀주처럼 보이는 느낌들이 좋았다. 지금은 촬영은 다 끝났지만, 유지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했다.
장기용은 “복귀주와 도다해의 로맨스를 급하게 표현하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사진ㅣYG 엔터테인먼트장기용은 구원 로맨스를 펼친 상대 역 천우희(도다해 역) 얘기가 나오자 기다렸다는 듯 “꼭 한번 같이 작업해보고 싶은 배우였고, 함께 한 시간은 너무나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복귀주와 도다해의 로맨스를 급하게 표현하고 싶지 않았다”며 “감정이나 사랑을 표현할 때도 바로 달달하다기 보다 천천히 녹아들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천우희와 장기용이라는 이름이 붙었을 때, 같이 서 있으면 어떤 느낌일까 궁금증과 설렘이 많았어요. 오랜만에 대중분들께 보여드리는 작품이라 잘해내고 싶었는데 현장에서 제가 최선을 다한 만큼 누나도 최선을 다해줘서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제가 이런 마음이라 누나도 저의 에너지를 받고시너지를 폭발시킨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호흡이 너무 좋았다고 생각해요.”
군생활 후 변화도 있었다. “쉴 틈 없이 촬영하면서 20대를 치열하게 살아왔기 때문에 군대에서 보낸 1년 6개월의 시간이 오히려 휴식처럼 느껴졌다”며 “예전과 달리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고 했다.
“훈련받는 건 힘들었지만 건강해지는 느낌이었죠. 생각보다 밥이 맛있었고(웃음). 무엇보다 마음의 여유가 생겼어요. 그래선지 이번엔 연기할 때도 조금 더 여유를 갖고 편안하게 해보자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현장의 공기를 천천히 흡수하고 급하지 않게 하려고 했죠.”
장기용은 최근 모델 출신 주우재를 통해 예능에 소환됐다. 화제의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로 스타덤에 오른 변우석의 모델 활동 시절이 재조명되면서 “함께 한 모델들이 다 잘 됐다”는 주우재의 발언이 관심을 모은 것.
이 질문이 나오자 장기용은 “(주)우재 형이 프로그램에서 저를 언급해주시는 것만으로도 고마웠다”고 반겼다. “개인적으로 문자도 드렸다”며 “힘든 시절을 함께 했던 사람으로서 다들 너무 잘하고 있어 기분이 너무 좋다. 그때 쇼 했던 것들이 다시 보이니 재미있고 즐거웠다”며 미소지었다.
아시아 팬미팅을 돌고 있는 변우석에 이어 장기용도 8월부터 아시아 투어에 나선다. “5년 만의 팬미팅이라 너무 설렌다”는 그는 “서울에서 첫 팬미팅 했을 때 기억이 지금도 피부로 느껴질 정도”라고 벅찬 감회를 드러냈다.
“5년이라는 세월이 지나서 팬분들을 만난다는 생각에 너무 설레고 너무 재미있을 것 같아요. 팬들을 위해서라면 어떤 것이든 다 할 준비가 돼 있어요. 어떻게 하면 팬들이 더 좋아하실 수 있을지 회사 식구들이랑 작전을 많이 짜고 있고요. 그게 춤이 됐건 노래가 됐건 정말 신선한 콘텐츠로 다가갈 수 있도록 기획을 많이 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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